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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아무 말/다섯 밤과 낮

2021. 04. 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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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에는 왠지 힘이 덜 났다. 지난 주에 유독 외출을 많이 했는데, 에너지를 다 써버린 건지! 코로나 이후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실감한다. 근수저까지는 아니지만 별다른 노력 없이도 근육량이 크게 부족한 편이 아니었는데, 얼마 전 인바디 체크를 해보고 깜짝 놀랐다. '별다른 노력 없이도'는 젊음의 몫이었나 보다. 조금 서글퍼지지만, 나이가 들면서 얻는 것이 있으니 잃는 것도 있구나 한다. 오늘도 밥 잘 챙겨먹고 운동 가야지.  

 

지난 주 금요일에는 처음으로 트레바리 독서 모임을 다녀왔는데, 사실은 직전까지 고민에 겨웠다. 너무 피곤한데 그냥 쉴까, 한 마디도 못하면 어떡하나, 지금 환불하면 얼마나 돌려주는지를 따져봤다. 아니다, 그냥 하자. 아 그냥 하자. 그냥 하기로 한 어려운 일들이 그렇듯, 하고 보니 참으로 하기를 잘 했다.

혼자 읽었으면 그렇구나 하고 말 것을, 돌이켜보고 이 쪽에서 보고 굴려 보고 꼭꼭 씹어먹는다. 다른 관심사와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그저 담백하게 대화하는 자리가 낯설고 즐거웠다. 남들에 비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서도 떠올려 본다. 알고 싶고 갖고 싶다고 조금 솔직하게 생각해본다. 부족한 것을 나만 알고 싶어서 감추다 보면 겉잡을 수가 없다. 아닌 척 하다보니 정말 아닌 것 같은 아집에 빠진다. 대화를 나누는 동안, 스스로에 대한 평가나 부정 없이, 그냥 내게 없는 것을 갖고 싶다, 잘 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주 금요일은 오프를 내 두었다. 봄의 한가한 평일을 누려야지, 이 소중한 포근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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