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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다운 따사로운 아침. 마침내 이번 주의 끝이 보인다! 고단했던 5일 내내 아침 요가도, 일기 쓰기도 매일 해낸 내가 너무 대견해서 오늘은 어깨가 이만큼 으쓱한 채로 글을 쓴다.
요즘 느끼는 것 중 하나는, 날마다 고통의 감각이 예민해진다는 것이다. 감각을 느끼는 세포(?문과임)가 타고 난 것은 커다란 하나였다면, 나이가 들면서 계속 조그맣게 조그맣게 쪼개지는 기분이랄까... 그래서 슬픔에도 아픔에도 레벨이 생기고 이름이 생겨난다. 그냥 속상하다로 퉁쳤던 기분에 쓸쓸하다, 막막하다, 서운하다 같은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된다. 느낄 수 있는 슬픔이 많아진 만큼 내가 견뎌야할 감정도 많아진다. 하지만 이름을 잘 알기만 하면 그것을 해결할 방법도 잘 찾아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어른의 아주 좋은 점이다.
작고 여린 것들을 느끼고, 말하고, 쓰면서 살았으면 한다. 수도 없이 기쁘고, 슬프고, 어떤 날은 조금 무뎌졌으면 할 만큼 이리 저리 흔들리지만, 그게 내가 태어나고 길러진 방식이고 살아오는 모습이다.
오늘은 스피커로 음악을 틀어놓고 요가를 했다. 나는 새로운 노래를 찾아 듣는 편이 아니라 플레이리스트는 늘 익숙한데, 갑자기 어떤 노랫말이 사무쳐서 몇 번을 돌려 들었다.
'마주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면서 서로의 안녕을 보아요'
어떤 날에도, 지나치는 노랫말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것, 그게 나로 사는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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