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나의 시간과 노력을 모두 투자해 일해본 경험이 있나요?
그 일은 어떤 일이었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만약 그런 경험이 없다면, 나의 에너지를 모두 투자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을 마음껏 상상해 적어보세요!
여지껏 가장 많은 것을 투자해 일한 경험이라고하면, 역시 대형 서비스들의 기획부터 오픈이겠다. 아이디어부터 실제로 구현되기까지 무척 바쁘고 고되었지만, 조금이라도 더 잘 만들고 싶어서 간절히 매달렸다. 늘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여길 때 까지 나를 밀어붙였다. 그렇게 한 데에는 애정과 책임감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있었다. 그렇게 자발적으로 열정을 쏟아 임했음에도 남는 것은 '애증'인 것 같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다음과 같다.
1. 규모가 큰 서비스 혹은 브랜드는 많은 사람이 함께 만든다. 그럴 수 밖에 없고 그 덕에 배우는 점이 많지만, 하나의 프로덕트가 오롯이 나만의 것일 수 없다. 때문일지, 항상 결과의 모든 면이 유용하고 완벽하게 마음에 든다고 느끼기는 어려웠다. 애초에 회사의 일이 '내가 진짜 너무 만들고싶어서' 만드는 일도 아니다. 나름 조직의 목표와 얼라인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일의 과정에서 내가 더 알 수 있고 더 제어할 수 있다면,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과 오너십도 훨씬 강해질 것 같다.
2. 초기 기획 단계는 재미있더라도, 막바지의 개발 조율, 테스트, 오류 대응 과정에서 흥미를 잃는다. 서비스의 커다란 목표, 가치, 의미보다는 사소한 흠결들에 시달리느라 이미 지긋지긋해지고, 그걸 애프터잡으로 처리해가며 앞으로 운영할 생각에 기쁨을 누릴 새가 없다. 즉 큰 그림을 그리는 것 보다 구현과 운영의 비중이 더 크고, 그것이 내게 결코 즐겁지 않다. 시의성을 위해, 계획했던 방향성이나 우선순위와 엇갈리는 결정을 해야할 때도 있고, 적대적인 소통이나 비효율적인 궁여지책을 써야할 때도 있다. 그런 것들이 스스로의 역할에 대한 갈등과 불안을 만든다.
3. 모든 일이 그렇겠다만 멀리서 봐야 희극이라고 했던가...ㅠ 가까이에서 보면 잘 구현한 것 보다는 아깝게 놓친 것, 매끄러웠던 순간보다는 불합리했던 과정 같은 것들이 훨씬 더 크게 보인다.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생각해도, 늘 아쉬움이 남는다.
4. 오픈을 위한 업무는 항상 너무 과중해, 삶의 균형이 무너짐에서 오는 불만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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