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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아무 말/다섯 밤과 낮

2021. 02. 2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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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명상을 처음 시도했던 밤이 생각난다.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는 게 뭐가 어렵담, 했던 생각이 무색하게도, 내내 머리로 밀려들어오는 것들을 외면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던가. 단 일 초도 생각을 멈출 수 없는 나의 고단함이 안쓰럽고 서글펐다.

오늘도 그랬다, 마음은 말을 너무 많이 한다.

눈을 뜨면 떠밀리듯 곧장 모니터 앞에 앉는 것도 습관이 된 모양이다. 요가 매트에 서있는 몸뚱이가 머쓱하고 어색한 기분.

열 번의 플로우를 더듬 더듬 따라가면서, 이곳 저곳에 피가 쏠렸다가, 옮겨지는 것을 느낀다.

내내 여러가지 생각이 들려온다. 9시 출근자들의 업무 푸시 알림이 영상 위로 둥둥 뜬다. (내일은 폰 말고 TV로 봐야지) 오늘은 오전에 어제 보던 문서를 정리할 요량이다. 점심에는 필라테스를 다녀와야지.

생각보다 20분은 길었고, 몸은 잘 움직여지지 않았으며, 으슬으슬하던 몸은 금세 더워졌다.

언제 쯤이면 고요한 마음으로 20분을 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매트를 정리하고, 물 한 잔과 유산균 한 알을 먹고서는 모니터 앞에 앉았다.

새 마음으로 루틴 리스트에 적어 놓았던 아침 루틴이 순식간에 끝이 났다. 매일 조금 더 비워진 아침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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