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노트/꾸준히 한 것

성찰 : [밑미-일잼] Day 17. 나의 삶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june night 2022. 2. 19. 21:35
반응형

Day 17.
일을 포함한 나의 삶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결국 무엇을 선택한다는건 어떤 것을 포기하는 것과 같은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는 종종 '선택'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는데 포기에 대해서는 잊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나의 삶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재미’와 ‘의미’이다. 어느 방송사 슬로건이었던 것 같기도 한… 다소 진부한 단어지만, 나를 움직이게 하고, 없으면 움직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을 때 떠오른 것이다.
아주 힘들거나 괴로울 때에도 둘 중 하나를 명백하게 찾을 수만 있다면, 나는 다른 중요한 것들을 기꺼이 희생하기도 했다. 건강, 음식, 운동, 가족, 일상, 때를 놓치면 안되는 시간 같은 것들.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런 것들도 놓아버려서는 안됨을 배우고 있지만, 아직도 때때로 헷갈리게 할 만큼 내게는 중요한 가치다.

다소 모호한 것 같아서, 각각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좀 더 써보겠다.
‘재미’란,
- 대상이 새롭거나 흥미롭거나 호기심이 생긴다.
-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르거나 하고 싶은 것이 많다.
- 잘 할 수 있거나 잘하고 있다.
- 협력적이고 우호적인 관계를 느낀다.

‘의미’란,
- 대상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안다.
- 고객 / 조직 / 동료, 친지 /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 나만 할 수 있거나, 내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일에서 이것을 찾는 방식이 좀 신기해서 더 써보겠다.
내 특기가 ‘행복회로 돌리기’라고 말한 바 있는데, 사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삶을 굴러가게 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이 특기가 발달했음에 틀림없다. ‘재미’나 ‘의미’가 없으면 나는 연료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 무엇이 나를 꼬셔도 마음을 다해 움직일 수는 없다. 당연히 내 앞에 닥쳤던 일 중에는 일반적으로 이것을 찾을 수 없는 일도 많았다! 대신 나는 나를 움직이게 하기 위해 이 방어기제를 활용한다. 회사 동료와 농담 따먹기, 사무실 인테리어 변화, 사내 교육이나 이벤트, 서비스가 대박나서 유퀴즈에 나가는 망상, 옷 잘 입는 유관 부서 담당자가 오늘은 뭐 입고 올까, 회사 앞에 있는 마라탕 맛집에서 오늘은 무슨 재료를 넣을까… 뭐라도 나를 출근시키고 앞으로 가게 할 관심사를 눈물겹게 열심히 찾아낸다.
회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에 대해 쓰면서 ‘인간 관계’를 연봉보다 우선해 꼽은 것이 나 스스로도 좀 의아했는데, 아마도 나는, 일 자체가 구릴 때 그것을 상쇄해줄 주변 요소의 중요성을 매우 높이 평가하기 때문인 듯 하다.

물론 일 자체의 ‘재미’와 ‘의미’를 그 당시에는 찾을 수 없었으나 이후에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럴 때면 ‘그 때 어떻게든 안 때려치고 해서 다행이다, 잘했다’고 또 행복회로를 돌린다. 내게는 이 두 가지가 삶의 모든 것에 있어 가장 중요하지만, 이를 어떻게든 찾아내고 스스로를 납득시키는 노하우? 편법? 얍삽이?가 함께 자라고 있는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