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와 아무 말/다섯 밤과 낮
2021. 03. 08 (월)
june night
2021. 3. 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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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키고 이리 저리 피가 도는 것을 느끼니 비로소 찌뿌둥함이 조금 가신다. 월요일 아침 눈을 뜨고, 일하는 자리에 앉기까지. 이 순간이 보편적이고 타당하게 너무나 고된 시간이라 월요병이란 말도 있는 거겠지! 용감하게 씩씩하게 나보다 더 빨리 세상 밖에 나온 사람들도, 다시 이불 속에 파묻히고 싶은 마음이 실은 다 똑같다고 생각하면 약간은 위로가 된다.
요즘은 스스로의 기분과 몸에 대해 의식적으로 많이 생각한다. 매일 요가와 필라테스를 위해 몸을 쓰고, 오늘의 기분을 일기로 쓰기 위해 생긴 변화다. 매일 매시 매분 매초의 날씨가 다른 것처럼, 내 기분과 몸의 상태도 시시각각 바뀐다는 것이 새삼스럽게 놀랍다. 꼼꼼히 나를 살피는 것은 그 자체로도 위로가 되는 일이지만, 항상 내가 좋을 수는 없는 법이기도 하다. 나쁜 상태를 똑바로 마주하는 것이 오히려 나를 더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것은 아닌가 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흐린 날에도 으레 '오후에는 맑아지겠지' 하는 것 처럼,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다. 이런 말을 하기 위해 꼭 일기 예보를 봐야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주는 금요일에 오프를 내 두었다. 이런 아침을 보내기 위해 세 번만 더 힘내면 된다니 마음이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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